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은 모호하고 생각을 자극하는 서사가 돋보일 뿐만 아니라, 풍부한 캐릭터 전개와 상징적 함축, 의도적인 속도감으로 여운을 남기게 되는 영화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영화를 독특하게 만드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와 캐릭터 분석, 그리고 <버닝>을 현대 영화의 거장으로 만든 이창동 감독의 감독 스타일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관점 1: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라는 주제
<버닝>의 가장 눈에 띄는 요소 중 하나는 특히 사회 계층 간의 불평등에 대한 미묘하면서도 강력한 탐구입니다. 스티븐 연이 연기한 벤은 부와 특권을 상징합니다. 그의 성격은 불우한 사람들이 직면한 투쟁으로부터의 분리를 구현합니다. 그는 편안한 삶을 살고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며 삶에 대해 평온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에 비해 유아인이 연기하는 종수는 고군분투하는 하층민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는 가족의 빚을 짊어지고 허드렛일을 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불평등이라는 주제는 온실을 태우는 벤의 “취미”를 통해 더욱 강조됩니다. 표면적으로는 무해해 보이지만, 이 행동은 벤의 평온한 삶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부자의 파괴적인 힘을 은유합니다. 반면에 종수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파괴하는 사치를 감당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 폭로에 사로잡히게 되는데요. 종수가 벤의 진짜 의도를 점점 더 의심하게 되면서 두 인물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합니다. 이는 무관심한 부유층에 대한 하층민의 분노로상 징하게 됩니다.
관람 팁: 영화에서 부(富)가 어떻게 묘사되는지 주목해 보세요. 벤의 호화로운 생활방식과 종수의 끊임없는 경제적 고민이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창동은 불평등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계급 격차의 저류는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관전포인트 2: 해미의 미스터리한 실종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는 영화의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영화 중간에 그녀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풀리지 않는 질문을 제기하며 시청자가 그녀의 운명을 각자 해석하게 만듭니다. 그녀가 벤에게 피해를 입었는지 아니면 스스로 사라지기로 결정했는지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그려집니다.
해미는 단순한 사랑 상대나 피해자 그 이상을 나타냅니다. 그녀는 꿈과 욕망을 종종 간과되는 세상에서 깨지기 쉬운 꿈과 욕망의 본질을 영화에서 구현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종수와 공유하는 철학적 개념인 '대기근'에 대한 그녀의 매혹에서 볼 수 있듯이 실존적 갈망 중 하나로 나타납니다. 더 많은 것을 갈망하고 삶의 더 깊은 의미를 갈망한다는 생각은 그녀의 내적 투쟁을 반영합니다. 해미의 실종으로 인해 종수(그리고 관객)는 사람들이 우리 삶에서 의문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하게 만듭니다.
관람팁: 해미가 사라지기 전의 행동에 집중해 보세요. 영화의 느린 속도 덕분에 그녀의 캐릭터는 더 깊은 문제를 암시하는 미묘한 감정과 몸짓을 캐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실종은 단순한 음모 장치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결과 없이 사회에서 어떻게 잊히거나 무시되는지에 대한 논평입니다.
핵심관점 3: 심리적 긴장감과 신뢰할 수 없는 감정
<버닝>은 심리적 긴장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스릴러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천천히 조여 가는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영화는 노골적인 액션이나 드라마틱한 사건 대신 종수의 내부 혼란과 커져가는 편집증에 의존해 관객을 서서히 긴장하게 만듭니다. 관객으로서 우리는 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지만 그의 관점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해미의 실종에 벤에게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커지면서 종수는 점점 더 변덕스러운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편집증은 핵심 순간을 드러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 영화의 속도감으로 인해 더욱 고조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종수의 상상인지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은 대사보다는 눈빛과 침묵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 무언의 위험으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듭니다.
관람 팁: 사건에 대한 종수의 인식과 벤의 차분한 태도가 어떻게 대조되는지 주목해 보세요. 영화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점점 커지는 종수의 집착을 정당하면서도 비합리적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느린 속도의 긴장감은 <버닝>을 기존 스릴러와 차별화시켜 관객이 마지막 순간까지 추측을 계속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캐릭터 분석: 버닝 중심 캐릭터들의 심리적 깊이
종수: 불안한 몽상가
종수는 영화의 중심이지만 그의 캐릭터는 평범하지 않습니다. 종수는 말투가 부드럽고 수동적이며 주변 세계와 단절된 것처럼 보이는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에도 불구하고 종수는 자신의 야망을 추구할 추진력과 의욕이 부족해 보입니다. 해미와의 관계는 처음부터 긴장된 관계로 그려집니다. 그는 둘 사이 상호관계가 있는 관계이기보다는 그녀의 삶에 더 많은 관찰자시점으로 지켜보기만 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미가 사라지면서 종수의 성격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벤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그의 집착은 그의 더 어둡고 충동적인 면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종수의 캐릭터 영화에 스며드는 실존적 불안을 반영합니다. 그는 관찰자이면서도 희생자이며,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는 그의 억압된 분노와 불안감이 어떻게 표면으로 드러나는지를 보게 됩니다. 결국 그의 변화는 비극적이고 불가피하며, 점점 커지는 절망은 그를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인도합니다.
벤: 수수께끼의 부의 인물
벤의 성격은 매력적이고 무관심한 면에서 무섭게 그려집니다. 그는 자신의 삶이나 동기에 대해 너무 많이 밝히지 않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의 부와 특권을 통해 그는 아무런 결과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며, 현실과의 단절은 온실을 태우는 그의 "취미"로 상징됩니다. 벤을 정말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점점 커지는 종수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그의 차분한 태도입니다. 종수가 자신을 직접 고발했을 때 벤은 당황하지 않고 해미의 실종에 자신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벤의 성격은 상류층에 대한 비판의 역할을 합니다. 즉, 분리되고, 무감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생명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 깊이가 부족한 종수의 감정적 불안정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고, 두 캐릭터 사이의 긴장감이 영화의 심리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주도합니다.
해미: 찾기 힘든 몽상가
해미는 아마도 <버닝>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물일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는 '대기근'에 대한 매혹을 통해서든, 아프리카로의 여행을 통해서든 의미를 찾는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평온한 겉모습 이면에는 깊은 외로움과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녀의 실종은 영화의 중심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지만, 그녀의 존재는 서사 전반에 걸쳐 종수와 벤을 똑같이 괴롭히는 것으로 남아있습니다.
해미라는 캐릭터는 인맥보다 부와 지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거나 이루지 못한 꿈과 욕망을 상징합니다. 그녀의 부재는 영화의 감정적 핵심을 대변하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녀는 더 많은 것을 찾고 있었지만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물로 나오게 됩니다.
이창동 감독의 비전: 천천히 타는 걸작을 만들다
꼼꼼하고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한 이창동 작가는 <버닝>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영화의 속도는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어 크레딧이 나온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이창동 감독의 연출은 롱테이크의 사용, 자연주의적인 퍼포먼스, 그리고 거의 몽환적인 현실감으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버닝>이 다른 스릴러와 다른 점은 쉬운 길을 거부한다는 점입니다. 해미의 실종과 벤의 정체를 둘러싼 모호함은 의도된 것으로 관객 역시 종수와 같은 불확실성을 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씨름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개방형 접근 방식은 <버닝>을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로 만들어 시청자가 더 큰 사회적 주제에 대해 성찰하도록 장려합니다.
이 감독의 연출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미묘한 톤의 변화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는 능력입니다. 영화의 조용한 순간은 드라마틱한 순간만큼이나 강력하며, 이야기의 정서적 무게는 노골적인 액션보다는 등장인물의 무언의 감정을 통해 전달됩니다. 특히 종수의 침묵은 심리적 긴장감을 고조시켜 매 장면마다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린 듯한 느낌을 줍니다.
현대적 환멸을 반영한 버닝
<버닝>의 핵심은 사회, 부, 꿈, 현실 자체에 대한 환멸, 즉 환멸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창동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영화의 풍부한 캐릭터 전개, 천천히 타오르는 긴장감이 어우러져 뇌리에 오랫동안 남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명확한 답이 있는 전통적인 스릴러를 찾는 사람들에게 <버닝>은 실망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복잡성과 개방형 내러티브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버닝>은 불평등, 소외, 실존적 갈망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의미를 찾도록 관객들에게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입니다.